나무진료소·아웃리치
시립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에 대하여
나무는 2010년 관악구 신림역 인근 거리에서 ‘틴모빌’이라는 이름의 거리상담으로 첫발을 뗐다. 공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십대여성들을 만나기 위해 심야 시간 거리로 직접 찾아가는 현장 활동이 중심이었다. 2013년 서울시 시립시설로 전환된 이후에도 나무는 거리와 시설, 마을을 잇는 생활권 기반의 통합지원 플랫폼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2025년 서울시는 ‘유사 기관과 기능 중복’, ‘실적 감소’를 이유로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숫자로 측정할 수 없는 나무의 실천과, 한 명을 오래 그리고 깊게 만난 나무의 시간들을 외면한 행정의 결과였다.
나무의 세 가지 활동 축
찾아가는 현장 지원
신림·홍대 등 거리 아웃리치, 카카오톡·SNS 사이버 아웃리치를 통해 온라인 공간의 위기 징후를 기민하게 포착했다.
개방형 드롭인 센터
‘카페 나무’로 운영. 이용 절차와 신상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여 누구나 문턱 없이 들어와 쉬어갈 수 있는 정서적 안전망이 되었다.
통합적 자립 지원
단순 보호를 넘어 의료·법률·주거 지원과 단계별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 복귀의 실질적 토대를 마련했다.
나무의 개방성은 제도적 복지가 전제한 선별과 관리의 틀을 넘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관계의 가능성을 열었다. 취약성은 숨겨야 할 약점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돌보게 하는 감각으로 전환되었다.
— 돌봄과 개방성으로 일궈낸 나무의 실천 연구 (이호연, 한낱)8년 진료 통계 (2018–2025)
높은 굽 신발, 노동, 생활 환경이 주요 원인
우울·공황·수면장애 등 — 예상보다 훨씬 높은 비중
과목별 진료 분포 (총 242회)
나무진료소·아웃리치 활동 정리
1. 나무진료소 — 의미와 역할
나무진료소는 가정 내 폭력과 학대, 빈곤, 성정체성 차별 등으로 탈가정한 청소년들을 만났다. 진료진과 보조 인력을 전원 여성으로 구성하고, 퀴어 프렌들리 예진 문항을 한의계 최초로 도입하는 등 안전하고 인권 친화적인 진료 환경을 구축했다. 성매매 경험이나 마약 노출 등 민감한 사회력은 진료 상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파악되어 나무센터 활동가들과의 사례 회의를 통해 산부인과 검진이나 법률 지원으로 연결되었다.
현장 사례
탈가정 후 성인 남성에 의해 마약에 노출된 청소년이 진료 과정에서 성매매 관련 스트레스를 털어놓았다. 의료진은 이중피임법을 지도하고 나무센터에 사례를 보고하여 산부인과 검진을 연계했다.
약 1년간의 성매매 경험 후 신체적 고통을 겪으며 건강 회복을 위해 나무진료소를 가장 먼저 찾아왔다. 나무진료소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안전한 거점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
실종 신고를 구실로 경찰이 진료 차트를 무단 열람한 사건 이후, 종이 차트 사용을 중단하고 의료진 개인 기기를 활용한 디지털 기록 방식을 도입해 개인정보 누출을 원천 차단했다.
2. 나무아웃리치 — 의미와 역할
경의선 숲길 아웃리치는 ‘지뢰계’ 서브컬처 커뮤니티 청소년들로 대상을 확대하고, 이들이 모이는 시각과 장소에 의료진이 직접 찾아갔다. 식사·간식 제공, 타로점·보드게임 등을 통해 라포를 형성한 후 법률·의료 지원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의료 접근성을 높였다. 근골격계 통증 치료부터 자해 상처 응급 처치까지, ‘피임사전’ 배포 등 성·재생산 건강권 교육도 병행했다.
연도별 활동 연혁 (2018–2025)
2월부터 월 1회 달달나무데이에 부스 형태로 진료 시작. 연간 11회 진료 실시.
신규 회원 합류. 여성질환·젠더 이슈·전염성 질환 주제 건강 정보 소식지 배포 프로젝트 개시. 연간 11회 진료.
코로나19로 대면 진료 중단. 비대면 건강상담 일부 시도. 자원활동가 양성프로그램 참여.
4월 28일 오프라인 진료 재개. 코로나 후유증 비대면 진료 병행. 정신과 문제 환자 다수 확인. 연간 7회.
연간 6회 진료. 퀴어 프렌들리 예진 문항 최초 도입.
정기 프로그램에서 예약제로 전환. 연간 10회 진료. 경희대 한의과대학 공동세미나 개최. 이용자 만족도 4.8/5점 달성.
경의선숲길 홍대 아웃리치에 한의진료 결합. 나무진료소(6회)·아웃리치(3회) 병행 운영. 서울시 예산 삭감으로 나무센터 운영 종료. 11월 22일 마무리 보고회 개최.
진료 현장에서 발견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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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정신과 약을 먹는 아이들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우울증·조울증·공황장애·수면장애 약을 기저질환처럼 장기 복용 중인 여성 청소년들이 상당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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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예뻐지고 싶은’ 아이들 — 사회가 만든 기준
“건강하게 뼈마름이 되고 싶다”는 말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그 기준을 주입하는 사회 자체에 분노해야 할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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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어른의 영역에 빨리 진입하는 아이들
‘빨리 어른이 되어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최소한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현실적인 선택을 함께 찾아보는 방식으로 상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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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끼인 세대 — 초기 성인기(20–24세)
법적 성인이지만 청소년 복지에서 이탈하는 ‘끼인 세대’. 대학 진학·독립 등 비용이 급증하는 시기에 나쁜 유혹에 휩쓸리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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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트랜스젠더 이용자 — 아웃팅의 두려움
설문지에 직접 표시한 정보 위주로 파악하고, 눈앞의 ‘사람’만 보려 했다. 결국 자기 존재가 인정받고 싶은 사람일 뿐이라는 점이 늘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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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여유 있는 상담시간 — 진료를 넘어선 만남
한 사람당 30분~1시간. 일반 한의원 ‘5분 진료’와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으로, 식습관·생활패턴·현실적 변화를 함께 찾아볼 수 있었다.
진료현장에서 구현된 나무의 가치
아이 하나를 기르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게 사회와 공동체에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건강을 책임지는 한의사로서 우리가 감당해야 할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 정예원 한의사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라포 형성인 것처럼, 제가 만난 청소년들에게는 의료 지원 외에 더 절실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지속적인 공감이었습니다.
— 옥소윤 한의사위기여성청소년의 돌봄 공백
출처: 2021년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조사
일상적인 돌봄의 공백은 건강의 악화로 이어진다. 위기청소년 지원을 위해서는 일상적 삶의 조건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방식의 지원이 필요하다.
— 이도연 한의사현장의 목소리
나무와 한의진료소의 구체적 협력 사례
위기 여성 청소년들은 매일이 위기다 보니 정작 본인은 위기를 감지하지 못해요. 건강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성착취나 음주 문제까지 이야기하게 되는 것처럼, 다양한 소통 창구가 정말 중요해요.
식습관이 너무 나쁜 친구가 있으면 그 내용을 나무 센터와 공유하고, 이후에 나무 센터에서 그 친구와 같이 식료품 장을 보러 가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나무 활동가들이 사회 환경적 결핍을 메워주었기에 지속적인 진료가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의료 지원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사회 환경 개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죠.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해주는 연계 기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꼈어요. 청한이 거리의 청소년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기는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나무와의 연계가 정말 소중했죠.
나무가 떠난 후
나무가 나가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돼요. 최근에도 홍대 거리의 한 청소년이 나무를 찾아와서 읍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나무가 사라지니 자해나 싸움 같은 사건사고도 더 많아지고 있는데, 경찰과 구청은 아이들을 몰아내기만 해요.
— 무영 · 나무활동가나무는 운영 종료라는 전환점을 맞이하지만, 그들이 증명해낸 ‘관계 중심의 돌봄 모델’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청소년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곳’으로 기억하는 나무의 정신은 우리 사회가 위기 청소년을 대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되묻게 한다.
— 나무센터 실천 연구, 2025📰 한의신문 원문 보도: 위기 여성 청소년 위한 ‘나무진료소·아웃리치’ 마침표
언론 보도
나무진료소·아웃리치 활동은 한의신문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아래 카드를 클릭하면 원문 기사로 이동합니다.